90년대 용산상가 방 세내던 시절 생각나네
🔨 일용직형 ·
90년대 용산상가 방 세내던 시절 생각나네
아 진짜… 생각해보면 그때가 나한테는 진짜 빡셌던 시절이었던 것 같아. 건설 현장에서 일하면서 용산상가 근처에 전세로 방 얻어서 살았거든? ㅋㅋ 그때는 뭐 지금이랑 비교하면 일당이 진짜 말도 안 되게 적었지. 그나마 전세금이라도 마련해보려고 진짜 하루도 안 쉬고 뼈 빠지게 일했던 기억밖에 없어.
생각해보면 그때 살았던 방들이 지금 기준으로 보면 진짜 좁았잖아. 천장도 왜 그렇게 낮았는지 모르겠어. 머리만 빳빳하게 서도 천장에 닿을 판이었으니까. 게다가 환풍기 같은 건 아예 없었지. 여름에는 진짜 숨 막혀 죽는 줄 알았어. 창문 열어놔도 더운 바람만 쌩쌩 불고. 겨울에는 또 난방비가 어마어마했지. 보일러 잠깐 틀었다가 끄면 금방 싸늘해지고. 하루 종일 보일러 돌릴 수도 없고. 그래도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어. 어디 마땅히 갈 데도 없었고, 그나마 월세보다는 전세가 낫다고 생각해서 어떻게든 돈 모아서 전세로 들어간 거였지.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용산상가 주변 동네 분위기가 좀 그랬어. 우리처럼 건설 현장에서 일하거나, 아니면 상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다들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지. 일당으로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사는 사람들이 태반이었으니까. 그래도 서로 어려운 처지라는 걸 아니까 말 한마디라도 더 건네고, 힘든 일 있으면 같이 도와주고 그랬던 것 같아. 뭐, 밥이라도 같이 먹자고 하면 싼 분식집 가서 떡볶이에 순대 나눠 먹고 그랬지. 그때 자주 가던 분식집 이름은 기억 안 나는데, 김치볶음밥이 맛있었던 기억은 나네. 가격은 아마 3천원인가 4천원 했었나?
솔직히 지금 전세 시장이랑 그때랑 비교하면 천지개벽이지. 가격도 그때보다 훨씬 많이 올랐고, 집 구하는 것도 더 힘들어졌고. 근데 또 역설적으로 그때 용산상가 주변은 정말 일당으로 버티던 우리 같은 사람들 천지였던 게, 지금 생각하면 좀 아이러니하기도 해. 다들 비슷한 처지에서 힘내려고 애썼던 거니까. 지금이야 뭐, 전세자금대출도 있고 하지만 그때는 그런 것도 별로 없었잖아. 그냥 무조건 몸으로 때우는 수밖에 없었지.
요즘에 후배들 보면 가끔씩 그때 생각이 나. 자취방 구해서 사는 후배들 보면 그때보다야 집 환경은 훨씬 낫긴 한데, 그래도 여전히 힘들어 보이더라. 월세 감당하는 것도 버겁고, 전세는 꿈도 못 꾸는 경우가 많으니까. 결국 집값이라는 게 계속 오르니까, 일당으로 전세금 모으는 게 아직도 정말 어려운 숙제구나 싶어.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다들 어떻게든 살아가려고 애쓰는 모습 보면 짠하기도 하고, 대단하다 싶기도 하고 그래. 그때 그 시절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뭔가 끈끈했던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아. 다들 힘내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