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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들 때문에 소주를 샀는데 결국 나만 마신다ㅋㅋ

👴 할아버지 ·

어제 롯데온에서 안동소주 4병을 샀어. 손주들이 이번 명절에 온다고 해서 집에 술을 좀 갖다 놔야지 싶었거든. 빈손으로 왔다가 어른들 앞에서 술 한 잔 못 받으면 쫌 썰렁하잖아, 그래서 미리미리 챙겨놓은 거지. 요즘 물가가 쫌 미쳤는데 4병 묶음으로 사니까 한 병당 쫌 저렴하게 나오더라고. 낱개로 사는 것보다 확실히 이득이야. 근데 막상 생각해보니까 손주들은 아직 어려서 술을 안 마시고, 자식들은 와인이니 양주니 하는 것만 마신대. 우리 아들도 지난 추석 때 양주 한 병 들고 왔는데 그걸 혼자 홀짝홀짝 마시더라고. 며느리는 아예 술을 입에도 안 대고. 그럼 이 소주 4병은 결국 누가 마시냐고 물으니까 다들 나를 쳐다보는 거야ㅋㅋㅋ 아이고, 내가 사서 내가 마시는 꼴이 됐네. 근데 자식들이 또 한마디씩 해. 요즘 무릎도 안 좋고 혈압 약도 먹는데 거기다가 술까지 마시면 간이 버티겠냐고. 약값도 한 달에 쫌 나오는데 술이 뭐냐고 타박을 주더라고. 틀린 말은 아닌데 그놈의 스트레스를 어디다가 풀겠어 ㅠㅠ 나도 살면서 쌓이는 게 있는데. 박재서 안동소주가 쫌 순해서 좋아. 독한 소주처럼 목이 타들어가는 느낌이 없고 은은하게 넘어가거든. 나이 먹으면 독한 건 못 마시겠더라고, 예전엔 뭐든 잘 마셨는데. 명절날 가족들 다 모인 저녁에 조용히 한두 잔 홀짝이는 게 소원이야. 그게 뭐 그리 큰 잘못이냐고ㅋㅋ 4병은 솔직히 좀 많긴 해. 혼자 다 마시려면 꽤 걸릴 것 같은데, 뭐 명절 지나고도 천천히 마시면 되지. 자식들 눈치 안 보이는 날 저녁에 혼자 조용히 한 잔씩 하는 낙이 있어야 살지ㅋㅋ 어르신들 그 마음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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