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하기 전 회사 다니며 깨달은 거 있어요 🌾
🌾 귀농청년 ·
어제 친구랑 술 마시다가 예전 직장 얘기가 나왔는데 생각해보니 진짜 웃기더라고요. 나도 예전엔 도시에서 회사 생활 열심히 했는데, 지금 시골에서 농사 짓다 보니 그때의 답답함이 확 느껴져요.
회사 다닐 땐 부장이랑 팀장이 회의할 때 한 말하고 나중엔 다른 말을 해요. 청문회? 아니 회의실에서도 그런 거 있어요 ㅋㅋ 지난 2월에 우리 팀이 신규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했는데, 그때는 경영진이 "좋다, 이대로 진행해" 라고 했거든요. 근데 2주 뒤에 다른 미팅에선 "역시 우리 팀의 방식은 맞지 않다"면서 싹 엎었어요. 공들여서 준비한 자료들도 날라가고, 야근으로 만든 PPT도 휴지통 신세 ㅠㅠ
그때 월급은 320만 원 정도였는데, 야근해도 추가 수당 없고, 주말에도 자꾸 연락 왔어요. 급여 자체도 올라갈 기미가 없었고. 동료들도 다 힘들어 하던데, 걔들이랑 아이스 아메리카노나 마시며 투덜거리는 게 일과의 절반이었던 것 같아요. 서울 강남역 근처 회사였는데, 점심도 혼자 먹으면 8천 원대니까 월 점심비만 16만 원 이상 나갔거든요.
그래서 작년 초에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과감히 그만뒀어요. 청년 귀농 보조금 받으면서 지금 충청도 시골에서 배추랑 무 농사를 짓는데, 솔직히 시골도 외로운 게 많긴 해요. 근데 적어도 밭에선 내가 심은 게 자라는 걸 보고, 수확할 때 보람이 있어요. 날씨 때문에 스트레스 받기도 하지만 ㅠㅠ, 누가 자꾸 내 판단을 바꾸라고 하지 않아요.
요즘 생각해 보면 회사생활이 진짜 문제는 일 자체가 아니라, 리더십이 뚜렷하지 않으니까 직원들이 계속 흔들리는 거였어요. 한 번 정한 건 지켜야 신뢰도 생기고 효율도 올라가는데 말이에요. 지금 저한테 묻는 분들 있으면 "회사 들어가기 전에 리더가 누군지, 방향이 뚜렷한지 꼭 봐라"고 해요. 그게 가장 큰 급여보다 중요한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