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첫 선물 받으면서 느낀 거
😶 퇴직자 ·
퇴직하고 나니 사람들이 자꾸 뭘 주려고 해 😶 지난달에 예전 직장 후배가 한우 선물세트를 줬는데, 받으면서 한참 생각했어. 예전에 직장 다닐 땐 명절마다 회사에서 주는 한우 선물이 당연한 줄 알았어. 그땐 월급에 상여금에 보너스까지 있으니까 받은 선물도 그냥 고마운 정도였는데.
요즘은 달라. 퇴직금으로 한 몇 개월 살고 있는 형편이라, 1등급 한우 1.2kg 정도면 솔직히 쉽게 사 먹지 못하는 거야. 농협 앱에서 봤더니 그 정도 구이용 세트가 12만 원대더라고. 그전에 직장 다닐 때야 그냥 받았지만, 지금은 그게 얼마나 비싼 건지 몸으로 느껴지는 거지. 왜인지 미안한 마음도 들고.
그래도 받은 걸 못 쓸 수는 없으니까 지난주 토요일에 집에서 구워 먹었어. 아내하고 둘이 천천히 구워 먹으면서 커피 마시고 ☕ 신문도 읽고 그랬어. 한우가 진짜 맛있더라. 예전엔 고깃집에서 먹으면 대충 넘어갔는데, 집에서 천천히 먹으니까 다르네. 그리고 이게 남은 게 좀 많으니까 나눠 먹을 생각을 했어. 옆집 할머니한테도 좀 드리고, 우리 아들 집에도 한 팩 보냈어.
요즘 후배들을 만나면 이런 생각을 해. 우리 때는 직장에서 주는 선물이 당연하고 고마운 거였는데, 지금은 받는 입장이 되니까 이게 얼마나 소중한 건지 알겠어. 선물도 선물이지만, 후배가 나를 아직도 생각하고 있다는 게 더 고마운 것 같아. 퇴직하고 나서 그런 마음이 더 커진 것 같아. 뭐, 이제 시간은 많으니까 ☕ 천천히 먹는 것도 좋고. 연금 나올 때까지 쫌 버티다 보면, 또 다른 일도 생기겠지. 근데 한우는 앞으로 쉽게 못 사 먹을 것 같으니까, 이런 선물이 참 소중해. 혹시 퇴직 후에 물가 이렇게 새로 느껴지는 사람 또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