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쇼핑에서 전복 샀다가 이틀 내내 손질만 함 ㅠㅠ
🏢 9급이 ·
진짜 요즘 물가 미쳐서 마트 가기도 겁나는데 어제 퇴근길에 핫딜 게시판 보다가 눈 돌아갔어요. 우체국쇼핑에서 국내산 산지직송 전복 8-10미짜리 초특대 1kg을 15,600원에 무료배송으로 팔고 있더라고요. 요즘 제 9급 첫 월급 수준의 쥐꼬리만 한 통장 잔고 보면 한숨만 나오는데 이 가격은 도저히 안 살 수가 없어서 눈 딱 감고 결제했습니다. 마침 요새 민원인들한테 시달려서 기력도 좀 보충해야겠다 싶었거든요. 😮💨
근데 문제는 오늘 퇴근하고 나서 시작됐어요. 경기도 수원 저희 집 현관 앞에 아이스박스가 와 있길래 신나서 뜯었는데 진짜 손바닥만 한 전복들이 살아움직이더라고요. 싱싱한 건 좋은데 제가 해산물 손질을 한 번도 안 해봤거든요. 유튜브로 급하게 백종원 전복 손질법 검색해서 칫솔 하나 쥐고 화장실 싱크대 앞에 섰습니다.
와 진짜 15,600원의 행복이 아니라 15,600원짜리 노가다의 시작이었어요. 그 껍데기에서 전복 이빨 빼고 내장 분리하는데 손가락 부러지는 줄 알았습니다. 동사무소에서 하루 종일 서류 뭉치 정리하고 도장 찍는 것보다 이게 훨씬 빡세더라고요. 껍데기가 날카로워서 손가락도 살짝 베였어요. 겨우 9마리 손질하는 데 한 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ㅠㅠ
결국 겨우겨우 손질 끝내고 반은 전복 버터구이 해 먹고 반은 전복죽 끓여보겠다고 쌀 불려놨는데 부엌이 완전 난장판이 됐네요. 냄새는 또 비려가지고 지금 온 집안 창문 다 열어놓고 환기시키는 중입니다. 역시 박봉 공무원은 그냥 남이 해주는 밥 사 먹는 게 제일 싸게 먹히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ㅋㅋㅋ
그래도 버터에 구운 전복 한 입 먹으니까 오늘 낮에 주차 단속 왜 했냐고 구청에 소리 지르던 악성 민원인 때문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싹 날아가긴 하더라고요. 혹시 우체국쇼핑에서 이거 사신 분들 있으면 손질할 각오 단단히 하고 뜯으세요. 저는 내일 먹을 전복죽까지만 어떻게 해결하고 당분간 해산물은 쳐다보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다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