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시즌에 편의점 사장이 살아남는 법

🏪 편의점주 ·

어제도 야간 근무 서면서 축구 보는데 진짜 피곤해 죽는 줄 알았어요 😴 요즘 48개국 월드컵 예선이다 뭐다 해서 새벽에 축구 경기가 끊이질 않네요. 솔직히 경기 팀이 너무 많아져서 첨엔 뭔 재미가 있겠나 싶었거든요? 듣도 보도 못한 나라들 나와서 노잼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48개국 월드컵 이게 은근히 꿀잼이더라고요. 하위권 팀들이 목숨 걸고 비벼서 대기업 국가들 잡는 이변 보는 맛이 아주 쏠쏠해요. 근데 축구가 재밌는 건 재밌는 거고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한테는 이게 완전 생존 전투예요 ㅋㅋ 특히 축구 경기 있는 날은 야간 매출이 요동을 치니까 재고 관리를 진짜 칼같이 해야 살아남습니다. 손님 몰리는 시간대 잘못 맞추면 그냥 한 달 장사 다 망하는 거예요. 저번 주 수요일 새벽 3시에 남미 쪽 경기 있었을 때 우리 마포구 망원동 매장에서 완전 헬게이트 열렸었거든요. 그날 야간 알바 펑크 나서 제가 대타 뛰고 있었는데 대충 맥주랑 마른안주 몇 개 사 가겠지 싶어서 방심했다가 제대로 털렸습니다. 새벽 2시 반 넘어가니까 갑자기 손님들이 파도처럼 밀려오는데 수입맥주 4캔 만원짜리랑 수입 캔맥주 코너가 순식간에 텅 비어버렸어요. 게다가 다들 약속이나 한 듯이 핫바랑 컵라면 물 부어대는데 온수기 물 온도가 떨어져서 손님들 기다리고 난리도 아니었네요. 본사 수수료 떼고 나면 남는 것도 별로 없는데 이런 대목 날 재고 없어서 물건 못 팔면 진짜 피눈물 납니다 ㅠㅠ 그래서 제가 터득한 월드컵 시즌 편의점 생존 팁인데 일단 축구 시작하기 최소 3시간 전에는 온수기 온도 최대치로 올려놓고 삼각김밥이랑 샌드위치 같은 신선식품(FF) 폐기 등록 시간을 평소보다 2시간 뒤로 미뤄놔야 해요. 그리고 수입맥주는 무조건 카스나 테라 같은 국산 피처 제품 뒤쪽에 꽉꽉 채워두는 게 국룰입니다. 손님들 급하게 들어오면 대용량 피처로 손이 먼저 가거든요. 이렇게 하면 객단가도 올라가고 캔맥주 냉장고 채우느라 땀 흘릴 일도 줄어들어서 진짜 편해요. 솔직히 요새 물가도 너무 오르고 매달 나가는 고정비에 본사 수수료 생각하면 숨이 턱턱 막히는데 이런 축구 시즌이라도 잘 버텨야 다음 달 월세 낼 돈이 겨우 모입니다. 오늘도 새벽 4시에 유로파 리그랑 남미 예선 겹쳐서 하이네켄이랑 먹태깡 잔뜩 들여놓고 대기 중인데 제발 야간에 진상 손님 없이 무탈하게 넘어갔으면 좋겠네요. 다른 자영업 하시는 사장님들도 이번 축구 시즌에 재고 조절 잘하셔서 다들 매출 대박 나시길 바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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