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 옷 사주려다 결국 내 옷 사버림 ㅋㅋ
💔 이혼맘 ·
롯데온에서 남자 재킷 구경하다가 ㅋㅋㅋㅋㅋ 결국 내 옷을 질러버렸지 뭐야. 사실 애 아빠 옷이 너무 낡아서 하나 사줄까 싶었거든. 62400원짜리 재킷인데 디자인도 괜찮고 가격도 진짜 저렴하더라고. 요즘 물가 생각하면 이 가격에 이 정도면 완전 득템이다 싶었지. 우리 애 아빠, 애기랑 만날 때마다 맨날 똑같은 옷 입고 오는 거 보면 좀 안쓰럽기도 하고… 아, 그래도 내가 사줄 필요는 없나? 뭐 그런 생각도 들고 복잡했어. 암튼, 일단 카트에 담아놨지. 그래도 이 정도면 내가 할 도리는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뿌듯하기도 했고 말야.
근데 말이지, 그렇게 남의 옷 구경하다 보니까 문득 내 옷장 상태가 떠오르더라. ㅠㅠ 싱글맘 되고 나서 진짜 내 옷은 뭐랄까… 사치품? 그런 느낌이었어. 애 키우고 일하느라 정신없이 살다 보니까 옷 사는 건 꿈도 못 꿨거든. 주말에도 일하러 가거나 애랑 시간 보내느라 꾸미고 나갈 일도 거의 없고. 걍 편한 티셔츠에 바지 차림이 일상이었지. 친구들이랑 약속 잡으려고 해도 뭘 입고 나가야 할지 막막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어. 거울 볼 때마다 한숨만 나오고, 예전엔 진짜 옷 사는 거 좋아했는데 지금은 그저 옛날 얘기 같고 그렇더라고.
진짜 솔직히 말하면, 카트에 담아뒀던 그 남자 재킷 보면서도 ‘이걸 꼭 사줘야 하나?’ 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왔어. 양육비도 제때 안 들어오는데 내가 왜 애 아빠 옷을 사줘야 하는지 살짝 억울하기도 하고. 나도 사람인데, 나도 예쁜 옷 입고 싶고 꾸미고 싶잖아. 나도 거울 보면서 '아, 예쁘다' 하고 싶고,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면 '너 요즘 왜 이렇게 예뻐졌어?' 이런 말 듣고 싶고. 그런 사소한 욕구들이 막 터져 나오는데, 그걸 꾹꾹 누르면서 살고 있었던 거지.
결국, 고민 끝에 카트에 담겨있던 남자 재킷을 빼버렸어. 그리고 그 자리에 내 옷을 담았지! ㅋㅋㅋㅋㅋ 미안해 애 아빠… 근데 나도 좀 살아야 하지 않나 싶더라. 내가 너무 나를 돌보지 않고 산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게 담은 게 봄에 입기 좋은 블라우스 하나랑 스커트 하나였어. 가격은 둘이 합쳐서 7만 원 정도? 남자 재킷이랑 가격은 비슷했지만, 이건 날 위한 거니까 뭔가 보상받는 느낌이 들더라고. 오랜만에 내 옷을 산다는 생각에 괜히 설레고 그랬네.
양육비도 제때 안 들어오는데 내 옷까지 못 살 수는 없지, 진짜. 😡 이게 무슨 우선순위인지 나도 잘 모르겠어. 어떨 땐 내가 너무 이기적인가 싶다가도, 또 어떨 땐 내가 이렇게라도 나를 챙겨야 버틸 수 있지 싶고. 하루하루 이렇게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사는 것 같아. 그래도 오랜만에 내 옷 사니까 기분은 좋네. 이거 입고 봄나들이라도 가야겠다. 나를 위한 작은 사치, 이 정도는 괜찮잖아? 다들 힘내자 진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