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출근길에 줏어먹는 삼각김밥이랑 허리 통증
🧹 청소이모 ·
오늘도 새벽 5시에 눈 비비고 나와서 여의도 빌딩으로 출근하는데 바람이 제법 쌀쌀하네요. 60대 다 돼서 이 짓 하려니까 삭신이 쑤셔요. 유니폼으로 갈아입기 전에 대충 배는 채워야 하니까 빌딩 1층에 있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들렀어요. 요즘 삼각김밥 하나에 1200원, 1400원씩 하니까 참 물가 무섭다 싶대요. 참치마요 하나 집어 들고 컵라면 소짜 하나 물 부어서 대충 구석탱이에서 때우는데 문득 폰 뉴스 보다가 옛날 대학생들 운동하던 시절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김민석인가 하는 사람이 전대협 의장이었나 한총련이었나 뭐 그런 쓸데없는 논쟁글이 있길래 가만히 쳐다봤네요.
그 시절엔 대학생들이 나라 걱정하며 데모라도 했는데, 요즘은 참 다들 먹고살기 팍팍해요. 편의점 안에서 가만히 보니까 젊은 자취생 청년 하나가 컵라면에 삼각김밥 쪼개 넣고 삼김 볶음밥처럼 비벼 먹고 있더라고요. 저도 예전에 허리 아프고 돈 없을 때 집에서 찬밥에 고추장 비벼 먹던 생각도 나고, 저 청년도 타지 나와서 고생길이 훤하다 싶어서 짠했어요. 요즘은 나라에서 청년들이랑 노인들만 지원금이다 뭐다 챙겨주는 것 같은데, 정작 저 청년처럼 중간에 끼인 청년들이나 저처럼 1년마다 계약 갱신해가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계약직 늙은이들은 참 혜택 받기도 어려워요. 60대 초반은 노인 복지 혜택도 안 나와서 건강보험료만 꼬박꼬박 뜯기는데 허리는 또 안 좋고 참 서글픕니다.
자취 요리라고 할 것도 없지만, 제가 일 끝나고 집에 가면 힘 하나도 없을 때 자주 해 먹는 꿀팁이 하나 있어요. 편의점에서 파는 1500짜리 볶음김치 하나 사고, 남은 찬밥에 참기름 듬뿍 둘러서 가스불에 대충 볶아내면 그게 그렇게 꿀맛이대요. 반찬 투정할 시간도 없고 냄비 씻을 힘도 없어서 걍 프라이팬 통째로 놓고 먹어요. 빗자루질 하루종일 하고 퇴근하면 손목이 덜덜 떨려서 칼질도 못 하거든요. 땀 뻘뻘 흘리며 한 그릇 뚝딱 비우고 뜨끈한 바닥에 허리 지질 때가 하루 중 유일하게 행복한 시간입니다.
내일도 새벽같이 나가서 빌딩 복도 쓸고 닦으려면 얼른 자야 하는데, 뜨끈한 국물에 밥 말아 먹고 싶네요. 젊은 자취생 분들도 돈 아낀다고 너무 굶지 말고, 편의점 삼김이라도 꼭 챙겨 먹고 다녀요. 몸 상하면 나중에 나이 먹고 저처럼 뼈저리게 후회합니다. 다들 오늘 저녁은 뭐 맛있는 거 챙겨 드셨나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