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신입이 한국 회사 적응하는 거 보니까 느낀 점
… 박부장 ·
얼마 전에 우리 팀에 일본인 신입이 들어왔어. 30대 초반 여자인데 한국말을 진짜 잘하더라고. 근데 재밌는 게 뭐냐면 처음 한두 달은 회의할 때 자꾸 우리 말투를 따라하려고 하더라고. 반말, 줄임말, "근데" "걍" 이런 식으로 ㅋㅋ
처음엔 이상했는데 생각해보니 그 친구 입장에선 직장 문화에 빨리 적응하려고 하는 거 맞네. 나도 젊을 때 외국 출장 갔을 때 그랬거든. 본사에서 온 미국 임원들이 쓰는 표현 따라해보고 그래. 내 경험상 그게 가장 빠른 적응 방식이야.
그런데 흥미로웠던 건 얘가 회사 근처 카페랑 점심 때 가는 식당에 대한 정보를 엄청 빨리 습득하더라는 거야. 나한테 "부장님, 여기 카페 라테가 3500원이라면서요? 일본은 700엔(약 7500원)인데 와"라고 물어봤어. 역시 외국인 입장에서는 한국의 가성비가 미친 수준인 거구나 하면서 깨달았지. 우리는 당연하게 생각하는데 말이야.
그 친구 점심을 자주 보니까 진짜 알뜰해. 회사 카페테리아에서 밥 사 먹기도 했고, 나중에는 우리 팀이랑 근처 분식점에 가자고 했어. 종로 3가 어딘가 작은 분식점인데 계란말이에 밥, 계란국 세트가 6500원이었거든. 그 친구가 "일본이면 이 정도면 최소 2000엔(약 2만원)"이라고 했을 때 나도 좀 놀랐어.
신입들이 회사 적응할 때 말투나 업무 스타일을 따라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외국에서 온 인력은 거기에 물가 개념까지 새로 익혀야 하니까 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요즘 애들은 정말 똑똑해. 그래서 우리 회사도 외국인 직원한테 "회사 근처 저렴한 점심 맛집" 리스트를 신입 오리엔테이션에 넣으면 어떨까 제안했어. 초봉도 적은데 점심값까지 비싸면 힘들잖아.
결론은 뭐냐면, 이 친구 보면서 신입 적응 관련해서 좀 다르게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한국말 따라하고 회사 문화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한국에서 살아가려면 가성비 좋은 밥집 3곳 정도는 외우는 게 제일 현실적이라는 거야. ㅋㅋ 너희 회사는 신입들 적응 잘 되고 있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