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도 별거 없지 뭐, 공치는 날 생존팁인데 🔨
🔨 일용직형 ·
요즘 뉴스 보면 청와대 얘기도 많이 나오드만, 그런 높은 양반들도 별거 있겠나 싶어. 나처럼 매일 현장 뛰는 사람들이 보기엔 다들 자기 밥그릇 지키려고 바쁜 건 똑같지 않겠어? ㅋㅋㅋ
나이 오십 넘도록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면서 느낀 게 하나 있어. 비 오는 날 공치는 날만큼 서러운 게 없다는 거. 그날 일당이 바로 생활비인데, 비 와서 못 나가면 그게 다 날아가는 거거든. 한두 번이야 괜찮지만 장마철이라도 되면 아주 죽을 맛이지. 그래서 나름대로 공치는 날 버티는 나만의 생존팁이랄까, 그런 게 몇 가지 생겼어.
일단, 무조건 현금이야. 요즘 젊은 친구들은 다 카드 쓰고 페이 쓰고 난리던데, 현금 있는 게 마음이 편해. 현장에서 일당 받으면 그날그날 필요한 만큼만 쓰고 나머지는 걍 지갑에 넣어두는 거지. 한 번은 비가 일주일 내내 와서 진짜 수중에 돈이 하나도 없었던 적이 있어. 그때 동네 슈퍼 아줌마가 외상으로 라면이랑 김치 팔아줬는데,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핑 도네. 그런 날 대비해서 비상금 삼만원 정도는 항상 지갑에 넣어두는 버릇이 생겼어.
그리고 밥값 아끼는 게 최고야. 현장에서 주는 함바집 밥이 제일 싸고 든든하긴 한데, 공치는 날은 그것도 못 먹잖아. 집에서 해먹는 게 최고인데, 그것도 번거로울 때가 있어. 난 그럴 때 동네 재래시장 가서 떨이 야채 같은 거 사다가 집에 있는 라면이랑 같이 끓여 먹어. 지난달에 우리 동네 '대박청과'에서 무 2개에 천원에 팔길래 사다가 무밥 해먹었는데, 이게 또 별미더라고. 쌀도 젤 싼 거 사서 먹고. 고기는 명절 아니면 입에도 못 대본 지 오래됐지. ㅠㅠ
또 하나 중요한 게, 잠을 잘 자야 해. 공치는 날이라고 밤늦게까지 TV 보거나 술 마시면 다음날 몸이 천근만근이야. 그럼 또 다음날 일 나가서 힘들어서 일을 제대로 못 해. 난 비 오는 날은 걍 일찍 자. 다음날 일찍 일어나서 아침밥 든든하게 먹고 현장이라도 나가보는 거지. 혹시 모르잖아, 비 그치고 잔일이라도 할지. 아니면 인력사무소 가서 일자리라도 알아보는 거야.
결국 이렇게 사는 것도 다 다음 날 현장에서 쓸 힘 아끼고, 또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려고 하는 거지. 청와대에 있는 사람들도 다 자기들 방식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거겠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의 고충은 절대 모르겠지. 에휴. 그래도 뭐, 다들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사는 거 아니겠어? 오늘은 다행히 비가 안 와서 현장에 나갈 수 있었네. 다들 오늘 하루도 무사히 마무리하고, 내일도 힘내자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