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도 '사표 수리 대기 중'인데 진상은 자꾸 전화해요 ㅠㅠ

📞 콜센터 ·

요즘 뉴스 보면서 느낀 건데 정말 웃기더라고요. 나라 꼭대기에서도 사표 수리 안 해주고 미루고 있는데, 우리 같은 평사원들은 왜 그렇게 쉽게 나가는 걸까 싶었어요. 우리 센터도 사정이 비슷한데 이직 하려고 3개월 전부터 사표 냈던 선배 있거든요. 법적 절차 어쩌고 하면서 계속 붙잡더라니까요 ㅋㅋㅠㅠ 어제도 있었어요. 오전 9시 정도에 전화 받다가 진상 고객이 음성 녹음했다며 협박하는 거예요. "담당자 바꿔, 니 말투가 불친절해"라고 막 소리 지르고. 그 순간 생각했어요. 아, 나 진짜 나가야 되는데 사표 수리는 언제 되나 싶으면서도 웃음이 나왔어요. 왜냐하면 저 고객님도 누군가에겐 진상일 것 같고, 위에서 누군가는 저를 진상처럼 대하는데, 다들 누군가한테 착취당하면서 사는 거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 고객이랑 20분을 싸웠어요. 결국 내가 진상이 된 거지. 상담원으로서 절대 안 되는 말까지 했어요. "고객님, 저도 목이 갔어요. 제발 조용히 해주세요"라고 반말로. 그 순간 녹음 버튼이 켜져있다는 게 생각났어요. 근데 뭐 어때요. 이미 사표 냈으니까. 어차피 나가는 몸이니까. 그 고객은 「해고 사유 만들려고 그러는 거 아니냐"고 또 고성을 질렀어요. 이때쯤이면 정말 웃음만 나오지만, 또 KPI 때문에 응대 품질 점수는 깎여야 하고... 그리고 생각해봤어요. 저는 그나마 나갈 궁리라도 하고 있지만, 여기 20년을 버틴 사람들도 있어요. 왜냐하면 집값이 오르니까 집에서 나갈 수 없고, 연금이 2년만 남았다고 버티고 있고, 아이들 학비 때문에 그냥 참는 거죠. 걍 진상 고객 전화 받고 돈을 버는 거예요. 시간당 9,000원 가량인데 여기서 절약할 거라곤 카페 하루에 3잔을 2잔으로 줄이는 것뿐이에요. 점심도 회사 앞 김밥천국에서 김밥 3,500원에 밥 그릇 더 받아먹고, 라면 사발 2,000원에 계란 500원 얹어서 5,000원으로 해결하는 정도네요. 그래서인가요. 저는 이제 정성호 검사니 누가 나가니 이런 거 보면서도 "아, 저 사람도 마찬가지네"라는 생각만 들어요. 누구나 다 누군가의 진상이고, 누구나 다 누군가에겐 착취당하고, 누구나 다 나가고 싶은데 못 나가는 거죠.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다들 사표 수리 대기 중인 것 같아요. 그럼 이제 내 사표는 언제쯤 수리되려나요 ㅠㅠ 다음 주 면접까지 이 센터에서 또 몇 명의 진상을 만날 텐데, 내 목이 버티려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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