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이 나이 들수록 하고싶은 게 없어지더라

🚚 화물형 ·

어제 휴게소에서 밤샘 운전 후 커피 마시면서 생각했는데, 젊을 땐 뭐 사고싶고 어디 가고싶고 그랬는데 이제 나이 들수니까 정말 하고싶은 게 없어진 거 같아 ㅋㅋㅋ 부산 다녀오는데 유류비만 챙기고, 휴게소 컵라면이 일상이고, 그게 다야. 운임은 안 올린 지 벌써 5년째고. 며칠 전에 고등학교 후배 만났는데 저년이 뭘 자꾸 사고싶대고, 여행도 가고싶대고, 온갖 쇼핑몰 링크를 자꾸 보낸 거야. 그때 깨달았어. 아, 나는 정말 저런 마음이 없다는 거. 지난주 대구 다녀올 때 서비스에리아 신메뉴 라면 본것 같은데 그 라면이 3800원인지 3900원인지 확인하는 데 더 관심 있더라 ㅠㅠ 20대는 뭐 명품백도 사고싶고, 좋은 차도 타고싶고, 해외여행도 꿈꿨는데. 지금은 쌍용차 카니발에 올라타서 하루 14시간 운전하는 게 내 인생의 대부분이야. 욕심도 다 없어지고 걍 연료비 아껴서 밥값 남기는 게 목표가 돼버렸어. 휴게소 김밥천국에서 라면+계란말이 세트 주문할 때 5천원 아끼려고 라면만 먹을까 고민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웃음이 나더라고. 아내한테 뭐 사줄 거 없냐고 물어보면 "그냥 집에 안 와도 된다"고 농담 하고, 아들한테도 뭐 해주고 싶은 게 없어. 요즘 애들은 다 스마트폰으로 충분하니까. 나는 그냥 매달 유류비 내고 적금 깨지 않는 그 정도면 성공이라고 생각하게 됐어. 어쩌면 이게 나이 먹는다는 거겠지? 그런데 신기한 건 이 마음이 편하다는 거야. 뭘 사고싶어서 야근하거나, 뭘 하고싶어서 스트레스받지 않아도 되니까. 걍 내일도 화물 싣고 가면 된다. 다음주 휴게소는 어디일지, 그 정도면 충분해. 혹시 너희도 이런 느낌 있어? 아니면 내가 그냥 늙어버린 거겠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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