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냉장고 사는데 약사 되는 기분이 들었어
💔 이혼맘 ·
어제 냉장고가 갑자기 고장나버렸어 ㅠㅠ 아침에 일어났더니 냉동실 아이스크림이 다 녹아있고 냉장실에서 이상한 냄새가 올라오는 거야. 아이 학교 보내고 바로 근처 LG 가전 매장으로 달려갔는데, 진짜 거기서 인생 경험을 하고 왔어 ㅋㅋㅋ
직원분이 엄청 친절하긴 한데... 설명이 약국에서 처방약 받는 수준이더라고. "이 모델은 나노셀 항균 기술이 탑재되어 있고요, 프리온 냉매 시스템으로 온도 편차를 최소화해서 식품 신선도를 2배 이상 유지해줍니다" 이러는 거야. 나는 그냥 고개 끄덕이면서 '네네' 했는데 속으로는 '이게 무슨 말이야' 싶었지 ㅋㅋㅋ 약사한테 복용법 듣는 기분이 딱 이런 거구나 싶었음. 진짜 귀에 하나도 안 들어와.
근데 더 웃긴 건 직원이 추천해준 메인 모델 가격이 180만원대였어. 나 그 순간 진짜 머릿속이 하얘졌거든. 이번 달 양육비도 아직 안 들어왔는데 180이라니... 카드 긁으면 몇 달 할부로 버텨야 하나 계산이 막 돌아가는 거야. 아이 분유값이랑 학원비 생각하니까 손이 떨리더라고 솔직히.
결국 옆에 있던 59만원짜리 저가형으로 골랐어. 기능 설명도 짧고 디자인도 좀 밋밋하지만 걍 차갑게만 해주면 되잖아. 음식 신선하게 보관되면 그만이지 나노셀이 뭔 필요야 ㅋㅋ 근데 직원 표정이 쌀쌀맞게 굳더라고. 뭐 어쩌겠어, 나도 180짜리 사고 싶다고. 형편이 안 되는 걸.
아무튼 집에 오면서 혼자 피식 웃었어. 가전제품 사는 게 언제부터 이렇게 공부가 필요한 일이 됐나 싶어서. 싱글맘 입장에선 그냥 빨리 보고, 빨리 결정하고, 빨리 나가고 싶은데 세상은 자꾸 복잡하게 만들더라 ㅠㅠ 냉장고야 잘 부탁한다. 제발 오래오래 버텨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