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이민 간다던 친구, 요즘 연락 안 되네 🚬
… 박부장 ·
요즘 뉴스 보면 팔도 라면이 러시아에서 잘 나간다던데, 문득 옛날 생각 나네. 내가 한참 젊을 때, 그러니까 90년대 중반 쯤이었나. IMF 오기 전 한창 잘 나가던 시절. 친구 중에 러시아로 돈 벌러 간다고 설레발 치던 놈이 하나 있었어.
그 친구 이름이 김철수였는데, 맨날 나한테 러시아 가면 노다지라면서. 싼값에 아파트 사서 임대 주고, 보따리 장사 좀 하면 금방 부자 된다고. 나보고도 같이 가자고 꼬시던 놈이었지. 그때 난 대기업 막 입사해서 정신없었고, 솔직히 해외 나가는 건 생각도 못 했어. 근데 철수 이 녀석, 진짜 떠나더라? 무슨 돈이 있었는지, 가족 다 데리고 모스크바 간다고 큰소리 뻥뻥 치면서 갔어.
그때만 해도 러시아 부동산이 한국보다 훨씬 싸다고 그랬어. 철수가 가기 전에 자기가 모스크바 외곽에 아파트 하나 샀다고 자랑했던 기억이 나네. 평수는 한 30평 정도 됐는데, 한국 돈으로 한 3천만원 줬다고 그랬나?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가격이지. 게다가 월세도 꽤 쏠쏠하게 받을 수 있다고, 그거 받아서 생활비 하고 남는 돈은 투자하겠다 그랬었어. 참 그때는 뭐가 그렇게 장밋빛이었는지.
근데 한 2년 정도 지나서 연락이 뜸해지더라고. 처음엔 잘 지낸다고 가끔 국제전화도 하고 그랬는데, 어느 순간부터 전화도 안 받고. 나중에 소문 들어보니 사업이 잘 안 풀려서 고생 좀 했다더라. 그때가 딱 IMF 터지고 한국도 난리였을 때인데, 아마 러시아도 경제가 같이 어려워졌던 모양이야. 결국 그 친구, 나중에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그때 그 모스크바 아파트는 어떻게 됐는지 얘기도 안 꺼내더라. 짐작만 할 뿐이지….
지금은 러시아에서 한국 라면이 잘 팔린다고 하니 격세지감이다. 그때 철수가 팔도 라면이라도 팔았으면 성공했을까? ㅋㅋㅋ 아파트에 투자하는 것도 좋지만, 결국 현지 사정에 따라 다른 거지. 내 경험상 부동산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어. 젊을 때 미리미리 공부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돼. 요즘 애들은 똑똑해서 나보다 더 잘 알겠지만 말이야.
요즘 우리 아들도 청약에 관심 많던데, 가끔 보면 옛날 우리 때랑은 또 다르더라고. 투자든 뭐든 너무 한탕주의는 위험해. 꾸준히 버는 게 최고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