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회사 다니다가 카페 차린 이유 ☕

☕ 카페사장 ·

작년에 스타트업에서 나왔어. 근데 솔직히 IT업계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더라고. 회사들이 자꾸 구조조정하고 연봉도 못 올려주고, 뭐 이런 걸 자꾸 봤어. 내가 다니던 회사도 그랬어. 올 초에 조직 개편이라고 해서 팀이 반으로 줄었거든. 근데 일은 똑같은 거지 ㅋㅋ 남은 사람들이 더 많이 하고, 야근은 늘어나고. 원래는 밤 10시면 나갔는데 자정 지나서 나가는 게 일상이 됐어. 주말 메일도 자꾸만 와. 그러다가 동료들이랑 맥주 마시다가 생각했어. "이 정도면 그냥 내 사업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해서 카페를 오픈했어. 작년 10월쯤이었나. 강남역 근처 건물 2층에 자그마한 공간을 얻었어. 임대료 350만 원인데, 아직도 감이 안 와 ㅠㅠ 매달 나올 때마다 한숨 나오더라고. 요즘 원두 값도 미쳤어. 작년과 비교하면 20프로 넘게 올랐거든. 브라질산 로부스타는 몇 개월마다 계약갱신할 때마다 가격이 달라져. 내가 쓰는 원두는 한 자루(60kg)에 요즘 250만 원대야. 그 전에는 180만 원쯤 했는데. 커피 한 잔에 4500원 받아도 형편없어. 우유값도 올랐고 종이컵도 올랐고 가스비도 올라. 진짜 웃긴 게, IT회사 다닐 때는 "구조조정 ㅠㅠ 회사 다니기 싫다" 이랬는데, 막상 자기 장사 해보니까 그게 낙원이었어. 최소한 월급은 들어왔거든. 지금은 월급 개념이 없어. 좋은 달도 있고 안 좋은 달도 있어. 지난 2월은 진짜 적자였어. 눈도 많이 왔고, 손님도 적었고, 원두 계약갱신 시기라 비용이 쎘어. 그래도 다시는 IT회사로 돌아가기는 싫더라고. 왜냐하면 적어도 내 시간이 있거든. 아침에 늦게 와도 되고, 점심시간도 자유롭고, 야근도 없어. 대신 손님이 없으면 혼자 가만 앉아 있어야 하지만 ㅋㅋ 최근에 배달앱 수수료 때문에 더 힘들어졌어. 배민이랑 쿠팡이츠 다 등록했는데, 수수료가 장난이 아니야. 카페는 보통 6~8프로인데, 피크타임에는 10프로까지 먹어. 한 달에 배달 매출이 200만 원이면 수수료만 15만 원이 나가. 미쳤지? 아, 그리고 알바 구하는 것도 진짜 힘들어. 요즘 대학생들도 시급 때문에 자꾸 옮겨 다니고. 내가 주는 시급도 시중 기준인데 (시간당 10500원), 근데 그래도 안 와. 작은 카페니까 교대 없이 1명만 쓰는데, 그 1명이 안 오면 나가 서야 해. 지난달 알바생이 갑자기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는 진짜 멘붕이었어. IT회사 후배들 보면 그래도 복지는 있더라고. 점심값도 어느 정도 나오고, 보험도 회사가 떠맡고, 연차도 있고. 나는 지금 뭐... 다음 달이 계속 밀리면 월급 못 받는 구조야. 그래서 요즘 생각이 든 게, 혹시 내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거야. 원두값이 또 오르면? 임대료가 또 오르면? 그럼 어디서 돈을 깎아야 될까? 하고 자꾸 생각해. 솔직히 말해서 IT업계가 요즘 힘들다는 건 실감했어. 내 주변 사람들도 다 그런데, 그렇다고 자기 장사를 하는 게 정답은 아닌 것 같아. 뭐 둘 다 힘들다는 건가 싶기도 하고. 어쨌든 오늘도 내일도 계속 가야지. 원두 한 자루는 또 언제 시킬 건지, 임대료는 또 언제 올릴 건지 생각하면서 말야. ☕

글을 찾을 수 없어요

삭제되었거나 주소가 변경됐을 수 있어요.

걸뱅톡으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