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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원 동태국에서 만난 사장님의 인생 역전기 ☕

☕ 사장님 ·

어제 영등포 다산로 모퉁이 있는 동태국 집에서 밥을 먹었는데 진짜 깜놀했어요. 간판도 없고 그냥 허름한 건물 1층인데 사람이 줄을 서 있더라고. 궁금해서 들어갔다가 5천원짜리 동태국을 주문했는데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을 정도로 푸짐했어요. 국물은 시원하고 동태는 흐물거리지도 않고 제대로 익혀져 있었고, 계란말이랑 깻잎까지 들어가 있었어요. 밥도 공짜로 한 번 더 드릴 거냐고 물어보고. 근데 알고 보니 사장님이 진짜 미쳤더라고요. 내가 주문했을 때 옆 테이블 할아버지랑 계속 얘기하는데 "예전엔 중식당 했는데 임대료 올라가고 원가는 미친 듯이 올라서 10년 했다가 접었어. 그 다음엔 삼겹살집도 했고, 떡볶이도 했는데 다 손해였어. 요즘은 동태국만 푸는데 이게 젤 남는다고" 이러는 거야. 왜냐면 동태는 계절 따라 원가가 널뛰는데 겨울철에는 싸다고 해요. 그리고 뭐냐면 달걀, 파, 콩나물 이 정도면 장 봐도 얼마 안 된대. 게다가 국물도 육수 사다 쓰는 게 아니라 멸치와 다시마로 직접 우린다고 했어. 가게 오픈이 아침 6시인데 그 이유가 근처 건설 인부들이랑 택시 기사들이 일 나가기 전에 한 그릇씩 먹고 가거든. 그래서 오픈 2시간 동안 벌써 30그릇을 판다고 자랑하더라고요 ㅋㅋㅋ 내가 물었어. "사장님 이러면 하루에 얼마 정도 버세요?" 그랬더니 웃으면서 "요즘 하루 평균 150그릇씩 팔아. 5천원이니 75만원 매출이지. 재료비 빼면 한 50만원 정도 남아" 이라더라고. 진짜 어이가 없었어. 20년을 떡볶이, 삼겹살, 중식당으로 미친 듯이 일해도 손해였는데 동태국 5천원이 제일 잘 나간다니. 그 사람 표정 봤는데 진짜 한숨이 확 나왔어요. 요즘 내 가게 임대료도 또 올린다고 했대. 매달 500만원인데 올해 하반기부터 700만원 되라고. 근데 이 동태국 사장님 월세가 얼마냐고 물어봤더니 30만원이래. 30만원이야! 그냥 노후된 건물이라 임대인이 손도 안 대고 있대. 지금 한국에서 장사하려면 진짜 이 정도 저 정도의 땅을 만나야 살아남는 것 같아요. 가성비로 팔면서 원가도 낮추고 임대료도 낮은 곳을 찾는 게 정답인 거지, 유행 따라 비싼 음식 파는 건 이제 답이 아닌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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